2025년 7월, 원더러스에 합류했다. 이상형 검색 특화 데이팅 서비스 '피카(Pika)'를 만드는 팀이었다. Flutter 모바일 앱, Next.js 웹 플랫폼, 관리자 대시보드까지 — 풀스택을 맡았다.
그리고 나에겐 새로운 동료가 있었다. AI.
AI 코딩 도구의 타임라인
이 9개월간 AI 코딩 도구 생태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먼저 정리해둔다. 내가 도구를 선택하고, 방식을 바꾸고, 때로는 갈아탄 이유를 이해하려면 이 흐름을 알아야 한다.
2025년
2월 Claude Code 출시 (터미널 기반 코딩 에이전트)
5월 Claude 4 (Opus/Sonnet) 출시
6월 Gemini CLI 출시, OpenAI Codex CLI 출시
9월 Claude Sonnet 4.5 출시
10월 Claude Code Skills 출시 (skills-2025-10-02 beta)
Superpowers 플러그인 출시
Gemini Code Assist → Agent Mode 전환
11월 Claude Opus 4.5 출시
12월 Claude Code — Background Agent, .claude/rules/, 모델 전환
2026년
1월 Claude Code — SKILL.md, 세션 포크, Cloud Handoff
Superpowers 공식 마켓플레이스 등록
2월 Claude Opus 4.6 출시 (1M 컨텍스트, 128K 출력)
Claude Sonnet 4.6 출시
AI 코딩 도구의 발전 속도가 말도 안 되게 빨랐다. 그리고 나는 이 흐름 한가운데에서 서비스를 만들고 있었다.
Phase 1. 탐색 (2025년 7~9월)
처음부터 하나를 정하지 않았다. ChatGPT, Claude Code, Gemini — 여러 도구를 동시에 쓰며 비교했다.
아이디어 회의에는 ChatGPT를 썼다. 자유롭게 브레인스토밍하고, 서비스 컨셉을 정리하는 데 좋았다. 코드 생성은 도구마다 같은 요청을 던져보며 품질을 비교했다.
이 시기에 Flutter 앱과 웹 플랫폼의 초기 코드가 만들어졌다.
peoplez-flutter 첫 커밋: 2025-08-29
peoplez-web 첫 커밋: 2025-09-04
Flutter 프로젝트에는 첫날부터 CLAUDE.md를 만들었고, .claude/settings.local.json 설정도 9월 4일에 추가했다. 아직 Claude Code로 확정한 건 아니었지만,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한 셈이다.
이 시기의 커밋 메시지는 이랬다:
Initial commit
DB setting init
init: docs
짧고, 영어 위주고, 별 설명이 없다. AI와의 협업이라기보다는 AI를 '도구'로 쓰던 시기였다.
Phase 2. Claude와 Gemini (2025년 10~11월)
비교를 거쳐, 내 주력 도구는 Claude Code와 Gemini Code Assist로 좁혀졌다.
웹 프로젝트에서 10월 10일, 첫 Claude 공동 작업 커밋이 등장한다:
2025-10-10 feat: improve profile & ideal type editing
2025-10-10 test: expand test coverage and performance tools
2025-10-14 refactor: 코드 중복 제거 및 유틸리티 함수 개선
2025-10-23 feat: update docs
동시에 Gemini Code Assist도 활발하게 사용했다. 웹 프로젝트에서는 Gemini가 21개 커밋으로 이어받았고, Flutter에서도 Gemini가 48개 커밋에 기여했다.
두 도구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나뉘었다. Claude는 구조적인 리팩토링이나 복잡한 로직에 강했고, Gemini는 빠른 기능 구현에 유용했다.
한편 CLAUDE.md는 점점 정교해졌다. Supabase RPC 패턴, Flutter API 규칙, Provider 최적화, 프라이버시 필터링 로직까지 209줄의 개발 가이드라인으로 정리했다. 프로젝트의 규칙을 문서로 정의하면, AI가 그것을 따라 일관된 코드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11월 13일, Flutter 프로젝트에서도 Claude의 첫 커밋이 등장한다. Claude Opus 4.5 출시(11월 24일) 직전 — 모델 성능이 올라가면서 코딩 에이전트로서의 신뢰도가 높아지던 시기였다.
2025-11-13 cc7f8a99 Co-Authored-By: Claude
2025-11-14 320f5cdb Co-Authored-By: Claude
같은 10월, Claude Code에 Skills 기능이 출시됐고, Superpowers 플러그인도 나왔다. 하지만 이때는 아직 그 존재를 몰랐다. 나중에야 알게 된다.
Phase 3. 확장과 안정 (2025년 12월 ~ 2026년 2월)
앱이 배포되자 관리 페이지가 필요해졌다. KPI, 리텐션, 채팅 분석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대시보드 — pika-monitor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pika-monitor 첫 커밋: 2025-12-15
이 프로젝트의 CLAUDE.md는 504줄로 가장 상세했다. KPI 정의, 스키마 규칙, 날짜 유틸리티(KST 기반), 차트 컬러 테마까지. 흥미로운 건 정작 이 프로젝트에서 AI Co-Authored 커밋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CLAUDE.md는 AI를 위한 문서이자, 동시에 프로젝트의 개발 원칙을 정리하는 문서로서 가치가 있었다.
12월, Claude Code도 진화했다. Background Agent, .claude/rules/, 모델 전환 기능이 추가됐다. 2026년 1월에는 SKILL.md 지원과 세션 포크가 나왔고, 2월에는 Claude Opus 4.6이 출시됐다 — 1M 토큰 컨텍스트, 128K 출력.
도구들이 미친 속도로 진화하는 동안, 두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면서도 속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Phase 4. 하네스 엔지니어링 (2026년 3월~)
전환점이 한 번 더 왔다. Claude Code의 하네스 엔지니어링 — hook, skill, settings 같은 시스템을 제대로 알게 되면서, AI와의 협업 방식 자체가 진화했다.
사실 Skills는 2025년 10월에, Superpowers 플러그인도 같은 시기에 나왔었다. 반년이나 지나서야 알게 된 셈이다. 하지만 그 반년간 AI와 함께 일하며 쌓은 경험이 있었기에, 이 도구들의 가치를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전까지는 AI에게 "이거 만들어줘"라고 요청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워크플로우 자체를 설계할 수 있게 됐다:
- Hook: 특정 이벤트(커밋, 도구 사용 등)에 자동으로 실행되는 규칙
- Skill: 브레인스토밍 → 설계 문서 → 구현 계획 → 서브에이전트 실행이라는 체계적인 개발 파이프라인
- Superpowers: TDD, 디버깅, 코드 리뷰 같은 전문 워크플로우를 스킬로 정의
4월 13일, Flutter 프로젝트에서 Claude Opus 4.6과의 첫 본격 협업이 시작됐다. 얼굴상/활동지역 아키텍처를 대규모로 리팩토링하는 작업 — 하루에 7개 커밋이 체계적으로 나왔다:
2026-04-13 Co-Authored-By: Claude Opus 4.6 (1M context)
feat: TutorialLocationScreen 추가, TutorialFaceTypeScreen 삭제
feat: 튜토리얼 라우트 face-type → location 교체
feat: complete_user_signup_v2 RPC — location 저장 추가
fix: 테스트 fixtures/mapper에서 face_type → location 참조 정리
fix: 코드 리뷰 반영 — 헤더 텍스트, region 초기화, 주석 정리
그리고 4월 14일, 이 블로그 페이지 자체가 그 결과물이다. 브레인스토밍 스킬로 설계를 잡고, 계획 스킬로 9개 태스크를 정의하고, 서브에이전트가 각 태스크를 구현했다. 사람은 방향만 잡았다.
돌아보며
9개월을 돌아보면, "AI와 함께 일한다"는 건 하나의 도구를 마스터하는 게 아니었다.
도구 선택의 진화:
- 7~9월: ChatGPT, Claude, Gemini를 비교하며 탐색
- 10~11월: Claude + Gemini 병행, CLAUDE.md로 규칙 정의
- 12~2월: 세 프로젝트 동시 운영, AI 도구가 빠르게 진화하는 와중에 안정적 개발
- 3월~: Claude Code 하네스 엔지니어링으로 워크플로우 자동화
사람 역할의 진화:
- 처음: "이거 만들어줘" (도구로서의 AI)
- 중간: CLAUDE.md로 규칙 정의 (파트너로서의 AI)
- 지금: 워크플로우 설계 (시스템으로서의 AI)
AI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그 속도에 맞춰 사람의 역할도 진화해야 한다. 코드를 직접 쓰는 시간은 줄었지만, 설계하고 판단하고 검증하는 시간은 오히려 늘었다.
이건 AI가 사람을 대체한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이 AI와 함께 더 많은 것을 만들어낸 이야기다.